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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의 육아생활

호주에서 어린이집 보내기 - 2편 -

by 호주엄마 울산엄마 2020. 10. 28.

자~ 지금부턴 제 스토리입니다. 제가 큰아이를 보냈던 어린이집은 브리즈번에 위치해있었어요. 

제가 보낸 곳은 센터 기반 차일드 케어 중 한 곳이고 여러 업체들을 살펴보고 투어 해봤지만 최종 결론은 정말 단순한 이유.

 

집에서 유모차 태우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드롭과 픽업을 할 수 있다는 이유였어요 ^^ 사실 여러 업체들의 수준들은 비슷했고 제가 살았던 지역이 동양인 비율이 높지 않았던 곳이었는데 전 운이 좋게도 이 센터에 한인 선생님이 한분 계시더라고요..ㅋㅋㅋ 유레카~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사라졌죠 ^^

 

제 아이들은 호주에서 태어나기만 했지 집에서 한국말만 쓰니까 영어 몰랐거든요. 한국말도 못 하긴 했어요. 첫째가 말이 굉장히 늦게 시작해서..( 한국 와서 제대로 말하기 시작했어요) 하여튼 이런 이유들로 첫째 딸아이의 어린이집이 결정되었어요.

아!! 호주는 어린이집 차량이 없어요. 부모가 매번 데려다주고 데려와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드롭과 픽업에 정해진 시간이 없이 센터 운영시간 중에 어느 때든 편한 시간에 등원, 하원이 가능합니다.

 

센터의 가격은 현재 홈페이지대로라면 시간당 $12.20 입니다. 하루 센터가 11시간 운영되니 하루치 금액은 $134.20 이 나오는데 아이 연령대 반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은 차이 납니다

 

이곳의 운영시간은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였고 아이가 1시간을 그곳에 머무르던, 11시간을 머무르던 가격은 하루치로 동일했어요. 물론 상황에 따라 6시까지 데리러 가지 못할 경우에도 선생님이 남아서 돌봐주지만 최대한 그 경우는 피해야 합니다.

 

6시 이후에 케어가 들어갈 경우 대략적인 계산으로 1시간에 하루치 정도의 차지가 붙는 걸로 기억해요.. 암튼 어마 무시한 청구서를 피하려면?? 6시 되기 전에 죽기 살기로 달려야 하죠..ㅠㅠ 주 5일을 보낼 땐 보조금 50% 정도 받으니 한 달 금액이 대략 $1300~$1500 되더라고요. 한 시간만 더 늦어도 정말 슬퍼지는...

 

제 큰아이는 12개월부터 보냈는데 조금 이른 감이 있었지만 제가 둘째를 임신하고 있던 상황이라 조금이라도 자유를 찾고 싶은 맘에 ' 6주부터 보내는 워킹맘도 있는데 뭐~ 12개월이면 나쁘지 않아.' 사회성도 기르고 영어도 노출시키고~' 이러면서 자기 합리화에 취해서 아주 쿨하게 등원시켰답니다 ㅠㅠ 지금 생각하면 참 미안한..ㅠㅠ 

 

등원 첫 날 신난 딸

이런 센터들의 경우 주 5일 중에 보통 2일 또는 3일 , 4일 , 5일 이런 식으로 부모가 원하는 만큼 등원하는걸 정할 수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주 2일부터 시작해서 3주쯤 보내고 3일로 늘리고 또 한 달쯤 더 보내다가 주 5일로 늘리고 이런 식으로 했어요. 나름 아이에게 적응의 시간을 주고 싶었죠.

 

첫날은 아이와 함께 등원해서 한 시간 정도 같이 놀다 같이 집에 돌아왔습니다. 둘째 날부터는 제가 데려다 주기만 하고 같이 놀지는 않고 2시간쯤 있다가 데리러 갔죠. 셋째 날, 넷째 날~ 이런 식으로 아이가 센터에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갔어요.

 

한국에 들어오기 직전엔 웬만해선 5시 전에 데리러 가지 않았어요.. 뽕을 뽑아야 한다며...ㅋㅋ 사실 이러면 나쁜 엄마예요 ㅠㅠ 워킹맘도 아니면서.. 아이들의 등 하원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보통 오후 3시부터는 부모들이 하나 둘 아이들을 데리고 가니까 4시쯤 되면 입구 쪽 문이 열릴 때마다 본인 부모인가 싶어 계속 돌아보기도 하고 아예 유리문에 아이들 여럿이 다닥다닥 달라붙어있는 경우도 있고.. 맴찢..

 

우리 딸은 12개월부터 다니다 보니 대화는커녕 영어를 알아들을 수도 없었고 기저귀도 갈아줘야 하고.. 그중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은.. 다름 아닌 동양인이 아닌 인종에 대한 거부감이었어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동양 사람이 인사하면 웃어주는데 노란 머리 파란 눈 서양인들이 인사하면 그렇게 울어대는 바람에 난처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익숙지 않은 외형에 경기하듯 울어대던 아이가 어린이집 등원 2주 만에 인종의 다름을 완벽 적응하더군요 ㅋㅋ 어찌나 뿌듯하던지 ㅋㅋ 평소에도 놀이터에서 외국 친구들이랑 자주 놀았는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나는 성인에 대한 부담감은 다른 건가 봐요 ^^ 아이컨텍이 부담스러웠던 건지..  

 

항상 사랑이 넘치는 아이들

차일드 케어에 보낼 때 준비물이라고 한다면 아이 가방 속에 딱 두 가지만 챙겨줬어요. 이름이 적힌 개인 물병과 낮잠 잘 때 안고 있을 애착 인형.

기저귀나 간식 등등은 모두 센터에서 지급되어서 따로 챙겨줄 게 없었어요. 분유를 먹는 아이라도 본인이 꼭 원하는 분유가 있지 않은 이상 분유나 젖병을 챙기지 않아도 됩니다. 모든 건 센터에서 세척 소독 후 공급되니 아침에 덜 바빠요. 

 

한국 와서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면서 다르다고 느낀 건 준비물이 있다는 거였어요. 어린이집 보낼 때 낮잠이불 필요한 거라던가.. 센터에선 베이비 반은 수면실이 (아가용 침대들로 구성된 방) 있었고 토들러반부터는 1인용 침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간이침대 같은 것들이 있어서 이불 따로 챙길 필요가 없었어요. 

 

또 점심 식판을 따로 돈 주고 세척업체에 맡기던가 개인 식판을 도시락통처럼 들고 다닐지 선택해야 했고, 식판은 세척업체에 맡기는데 간식 그릇은 왜 집에서 매일 세척해야 할까.. 등등 게으른 엄마로선 좀 귀찮더라고요.

뭐 물론 위생적으로 보면 개인이 챙기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취향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이들의 센터 스케줄은 생각보다 다양하게 구성되어있어요. 요리 음악 미술 체육 등등 각각의 커리큘럼이 있고 그 수업들을 꼭 정해진 시간에 각각의 반들 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그날의 아이들 커디션 등등에 따라 단체 또는 소그룹, 개인으로 자유롭게 접할 수 있도록 짜여있다고 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오늘 미술놀이 시간이 있다면 아이들 중에 몇몇은 그 시간에 미술 놀이하기 싫을 수 있잖아요.? 그럼 하기 싫은 아이들은 그냥 그 공간을 벗어나 모래놀이나 그네를 탄다던가 뭐 이런 식으로 강제적으로 수업을 이끌지 않아요. 우리 딸이 자주 그랬단 건 안 비밀~ 선생님들이 힘드셨을 거예요. 

 

이런 시스템이 가능한 건 여러 학년과 반들이 있지만 막힌 방들로 구성된 공간이 아니라 뻥 뚫려있는 오픈형 공간이라 어느 장소를 가도 아이들을 지켜주고 봐줄 수 있는 선생님들이 곳곳에 분포되어있어요. 

 

 

집에서 제가 잘 안 해주는 요리하는 모습도 있고~아!! 생일이 있는 날에는 꼭 친구들과 머핀을 만들더라고요. 한국에선 보통 한 달에 한번 그 달의 생일인 친구들 모아서 상 차려주고 생일 파티하잖아요.

여기는 따로 상 차려주는 건 없고 생일인 아이가 있으면 그날은 무조건 머핀 만들어서 같이 먹더라고요 ㅋㅋ 덕분에 우리 딸은 컵케잌이라면 환장하는..ㅋㅋ

 

요리놀이

 

 

 

아이들의 식사는 한국처럼 한 달 동안의 식단을 부모가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 센터에선 storypark 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했고 공지사항이나 식단 그리고 매일 아이들이 어떤 수업을 했는지 알 수 있게 사진이 항상 업데이트되어서 핸드폰으로 체크가 가능합니다. 제가 올린 위의 사진들도 모두 어플에 업로드돼있는 걸 저장한 겁니다. 

 

여하튼 식단을 보면 아침, 오전 간식, 점심, 오후 간식을 다 확인할 수 있는데 점심... 하.. 어떤 달은 한 달 동안 쌀이 딱 2번 나왔답니다 ㅠㅠ 우리 딸 주식이 쌀인데..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가 센터 식단에 적응해나가더니 어느 날부턴가 저녁에 집에 오면 밥 안 먹을 거라고~ 미트파이, 파스타, 피자 달라고...ㅋㅋㅋ 그래도 매일 단 하루도 빠짐없이 과일 샐러드를(소스 없이 여러 종류의 과일을 잘라서 버무린 것) 먹여주니.. 제가 참아야죠.. 집에서는 과일 손도 안대는데 센터에선 그렇게 잘 먹더라고요. 

 

오전간식

 가끔씩은 이런 걸 타고 센터 주변으로 바깥구경도 나갑니다. 주로 센터 주변 공원이나 마트도 놀러 가요. 한 번은 집 앞 마트에 장 보러 갔다가 이거 타고 온 딸아이와 마주치는 바람에~ 애는 울고불고~ 선생님들이 아이들 요구르트 사주시면서 달래서 센터로 돌아간 적도 있어요 ㅋㅋ 

 

제 딸아이는 베이비 반부터 토들러 반까지밖에 안 다녀서 사실 그 이후반 과정은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겠네요.  웹사이트에 간략한 설명은 나오지만 직접 경험하진 않았으니... 조금은 놀이보단 교육을 중점으로 돌아가겠죠?? ㅋㅋ 

 

분명한 건 나이에 따라 교육과정도 분명 잘 짜여있을 거란 믿음은 있어요. 한국 와서 아이 데리고 이것저것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나름 노력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한 번씩 든 생각이 ' 아~ 호주 센터 어린이집에서 하던 게 그냥 놀이는 아니었네? ' 싶었던 적이 여러 번 있었어요.

 

예를 들면 울산 문화 예술 회관에서 진행했던 체험전 " 모래랑 색이랑 "을 다녀왔었는데 아이가 익숙하게 잘 놀더라고요. 가만 생각해보니 센터 다닐 땐 매일같이 하고 싶을 때 하던 놀이들이었는데 한국 와선 ' 내가 이런 체험전을 와야 할 수 있는 건가? ' 싶은 생각에 순간 깜놀!! 아~물론 부지런하신 부모님들은 언제라도 집에서도 해주실 수 있겠지만.. 전 그리 부지런하지 못하답니다 ^^ 

 

이것저것 다른 활동하는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은 맘에 사진들을 올리다 보니 사진 폭탄입니다. 나름 콧물 없는 사진으로 추려서 올렸네요 ㅠㅠ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한 후로 정말 딱 1년 가까이 콧물 달고 살았어요.

 

호주의 단점이라고 해야 할지 한국의 장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호주의 병원에선 ( 대체적으로 ) 주사나 약을 잘 안 줘요. 감기 때문에 병원 데려가면 항상 듣는 말 " 물 많이 마시고 비타민, 과일 챙겨주세요" 이 말이 아이에도 적용되는 희한한... 웬만큼 아프지 않고서는 항생제도 잘 안주더라고요.

 

달라고 해도 필요 없대..ㅋㅋ 말로는 면역력을 키우는 게 나은 방법이라고 하는데... 머리로는 이해해도 당장 눈 앞에 아이가 감기 때문에 그 고생을 하는데 면역력이라뇨.. 그나마 우리 맘 잘 이해해주는 한인 의사 선생님 찾아가면 약 처방해주십니다 ^^. 

 

자꾸 말이 길어지네요. 브리즈번 어린이집 생활!! 나름 요약(?)했고, 생활패턴 보여드리고 싶어서 사진이 많은데 흥미로우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인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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